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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0044 유품정리사 김새별, "내가 잘 살아야 남도 도울 수 있으니까" (윤예나, <조선비즈>, 2015)

Photo by  Roman Kraft  on  Unsplash

신기한 일이다. 죽음을 생각할수록 삶에서 중요한 것이 확실히 보인다. 어려울 때 내곁에 남을 사람이 도드라지듯이. 

그래서 그런지 직업상 죽음을 자주 접하는 분들을 보면 도인같이 달관한 느낌이 든다. 존경스럽다. 

 


◆김새별 대표가 말하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

 

1.삶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정리를 습관화하라.
처음부터 쓰레기가 쌓이도록 내버려둔 경우는 없다. 세상에 상처받고, 사람에 실망하고, 먹고사는 일에 치여 삶의 의지를 놓을 때 게으름도 함께 찾아온다.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는 것은 먹은 그릇을 설거지하고, 먼지 앉은 가구를 닦고, 바닥을 걸레질하는 것처럼 사소한 일들에서 시작된다. 내가 떠나고 난 자리가 아름다울수록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은 덜어진다.

2. 직접 하기 힘든 말은 글로 적어보라.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떠나면 남겨진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차마 말할 수 없는 고민이나 아픔이 있다면, 노트를 마련해 일기처럼 조금씩 적어보는 건 어떨까? 남겨진 사람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곳에 보관해 두라. 당신이 떠나고 난 뒤 상실의 고통에 빠져 힘들어할 사람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될 것이다. 

3. 중요한 물건은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라.
유품 정리를 하다 보면 종종 장롱 아래, 베개 속, 액자 뒷면 등에서 귀중품이나 현금을 발견하곤 한다. 눈에 띄는 곳에 두면 다른 사람이 가져갈까 싶어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춰두는 거다. 그러나 이런 유품은 ‘아차’ 하는 사이 버려질 수 있다. 

4. 가족들에게 병을 숨기지 말라.
가족들에게 병을 숨기는 일은 짐 대신 죄책감을 얹어주는 일이다. 병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은 잠깐의 짐이 되지만, 병이 있다는 사실을 감추면 자식에게 평생의 죄책감을 안길 수 있다. 자신의 짐을 다른 가족과 나눠 질 줄 아는 현명함도 필요하다. 

5. 가진 것들은 충분히 사용하라. 
유품을 정리할 때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물건이 쏟아져 나올 때가 있다. 내가 없으면 결국 버려져야 할 물건들이다. 지금이 아니면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건강한 몸으로 살아있을 때 아끼지 말고 충분히 사용하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나를 위해 가진 것들을 너무 아끼지 말라.

6. 누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라.
죽음을 선택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겪는 것이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이다. ‘너 때문에, 너 키우느라, 너를 위해서.’ 그럴 바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욕 먹더라도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낫다. 내가 잘 살아야 남도 도울 수 있다.

7.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이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겨라.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 내가 죽은 뒤 세상 한구석을 따뜻하게 덥혀준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얼마나 자주 얼굴을 보고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나? 나중에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 될 수 있다. 당신이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을 상상할 때 무엇이 가장 아쉽고 기억에 남을지 생각해 본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출처: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8/07/2015080702843.html

 

[미니북] 메멘토 모리,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겪는 것이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입니다. ‘너 때문에, 너 키우느라, 너를 위해서...’ 그럴 바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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