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0036 김명민 교수 "추석이란 무엇인가" (유주현, <중앙일보>, 2019)
김명민 교수의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칼럼(링크)이 작년(2018) 추석 즈음에 크게 인기를 끌었다.
교통체증에 시달려야 하고 명절증후군이란 말까지 생긴 명절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칼럼의 주인공에게 그 이유를 답변을 듣는 자리. 재미가 없을 수 없다.
아래는 허를 찌르는 답변들. 진짜 그러네. 행복할 때는 의미를 따질 사이가 없고 산다는 건 힘든 일.
선승이나 특별한 경지에 오른 사람은 몰라도 보통 사람들은 삶을 견디기 위해 의미 부여와 리듬을 필요로 합니다. 의미 부여라는 게 고통을 참는 방식 중 하나죠. 삶이 고통스러워도 여기에 의미가 있구나 싶으면 참을 수 있지 않나요. 노동요를 부르는 것도 노동의 고통을 완화하는 면이 있구요. 상이나 선물을 주고받는 의식도 일종의 제로섬 게임처럼 느껴지겠지만 그걸로 어떤 뜻을 주고받았다고 생각하면 그런 게 없는 벌거벗은 삶보다 훨씬 견딜 만해질 겁니다.
젊음이 좋아 보이는 것도 늙은 사람의 관점일 뿐, 젊은 사람 입장에선 좋은 줄 모르는 법입니다. 저는 늙는다는 게 슬프지 않아요. 산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니까요. 탈모가 진행되고 질병에 걸리면 탈모와 질병이 슬픈 거겠죠.
그리고 '댓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묵직한 한 방. 요즘은 댓글 이란 것이 글쓴 사람을 철저히 타자로 생각하는 습성이 있다.
상대를 비난하며 느끼는 쾌감에 중독되기 쉬운 장르인 것 같아요. 비난 대상이 잘못이라 하더라도 비난하는 자신이 우월해지는 게 아닌데, 가끔 착각할 때가 있죠. 평가자의 위치에서 느끼는 쾌감이란 게 있거든요. 그 위치에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댓글은 큰 노력 없이 평가자의 위치에서 짧은 순간의 쾌감에 도취될 수 있는 거죠. 굉장히 쉽게 평가자의 권력을 향유하는 쾌감이란 면에서 댓글중독도 이해 못 할 일은 아닙니다.
출처:
https://news.joins.com/article/2334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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