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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0027 이효리 “일단 쉬어. 네가 없어도 다들 잘 살아.” (권은경, <W>, 2017)

Photo by  Joanna Kosinska  on  Unsplash

 

 

이효리 씨를 보면 시대의 아이콘이란 이미지와 함께 가장으로서 어깨의 무거움과 아이같은 순수함이 함께 느껴진다. 

이 인터뷰에도 그 다양한 면들이 모두 녹아들어있다. 무엇보다 인터뷰어 권은경님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좋다. 아래 권은경님의 질문 너무 멋지다. 진짜 그렇네. 목표 보다 가치관을 명확히 세우는 것이 먼저인 듯. 목표는 가치관이란 토대위에서 자라나는 것. 

 

요즘엔 모든 게 너무 빨리 돌아가기 때문에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가치관을 먼저 세우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느리고 세심하게 살자는 주의다. 천천히, 쉬엄쉬엄하는 게 좋은데 일하다 보면 그와 상반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앞으로는 활동 방식을 아예 바꾸든지, 뭔가를 보완해야겠다는 판단이 든다.

 

 

보이는 것과 다른 실제 자신의 특성을 드러내서 보여주기. 이런 담담한 이효리씨의 말들 너무 좋네. 

 

9월까지 방송될 JTBC <효리네 민박>을 제외하면, 7월 초 앨범을 내기 직전부터 JTBC <뉴스룸>을 시작으로 MBC <라디오 스타>, KBS <해피 투게더>, JTBC <한끼줍쇼>, SBS <박진영의 파티 피플> 등에 출연했다. 방송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낀 건 당신이 정말 솔직하고 거침없다는 점이다. ‘이효리는 솔직하다’고 말하는 게 새삼스럽지만 그렇다.
그런 편이지. 그런데 나, 진짜로 솔직하진 않다. 주변에서 방송을 보고 어쩜 그렇게 평소랑 똑같냐고 말하는데 그 말은 내가 평소에도 솔직하지 못하다는 뜻인 것 같다. 사실 나는 낯을 가리고,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건 이렇고, 저런 건 저렇다’고 확신에 차서 단정적으로 말하는 방식 역시 별로다. <라디오 스타>에서 내가 남자들에 대해 ‘그놈이 그놈이야’라고 말했다. 예능 식으로 웃기게 한 멘트지만, 정말로 ‘그놈이 그놈’일 수는 없을 것이다. <한끼줍쇼>에서 이경규와 강호동의 말을 자르고 타박하는 이효리와 <효리네 민박>에서의 이효리는 좀 다르지 않던가? 세고 거침없는 면도 다 내 안의 모습이겠지만, 예능에 출연하면 나도 모르게 ‘레드 썬’ 하고 최면에 걸리듯 변신한다. 나는 솔직하다기보다 분위기를 본능적으로 잘 감지하는 사람이다. 그 자리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대응하는 거지.

 

위로를 받는 말들. 

 

자신이 가장 안쓰러웠던 시기로 돌아가서 뭐라고 말해줄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하겠나?
“일단 쉬어. 네가 없어도 다들 잘 살아.” 내 인생은 주로 누군가를 이끌거나 짊어져야 하는 식이었다. 어떤 회사에서든 내가 대표 연예인 격이었고. 무게감을 자주 느꼈지만, 그 무게로 남에게 업히기는 또 싫은 성격이다. 그래서 난 어릴 때부터 독립적인 편이었다. 결혼하면서 누군가에게 기대보게 됐다. 일을 놓고 한동안 쉬면 남들이 백수네, 한물갔네, 식의 말을 하겠지만 멈춰서 쉬는 건 인생에서 필요한 시간 같다. 정신과나 멘토에게서도 답을 구할 수 없고 오직 자신만이 멍하게 쉬면서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http://www.wkorea.com/2017/08/24/on-my-way-이효리/

 

ON MY WAY (이효리)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음악인, 예능인, 소길댁, 그 모든 인생이 하나의 리얼리티 쇼인 듯 계속 바라보게 만드는 주인공. 스타와 은둔자의 격차를 마음껏 오갈 수 있는 이효리를 다시 불러냈고, 그녀는 화장기 없는 민얼굴로 나타났다. 과장된 실루엣의 터틀넥 니트 풀오버는 Trunk Projects, 짧은 데님 팬츠는 Vetments by BoonTheShop, 흰색 스니커즈는 Adisas Originals 제품. 과장된 실루엣의 터틀넥 니트 풀오버는 Trunk Projects 제품

www.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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