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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0011 김혜수 <차이나타운> - 열망과 두려움 사이에서, 여전히 (김혜리, <씨네21>, 2015)

Photo by Joshua Fuller on Unsplash

 

계속 발전하는 누군가를 보는 일은 흥미진진한 일이다. 어제보다 오늘 글을 더 잘 쓰고, 연기를 더 잘 하고. 간혹 타고난 사람들은 첫작품에서도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노력파인 사람의 과정에 더 애정이 간다. 

 

살면서 몇몇의 사람들만 가깝게 두며 성장을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기사나 책이 있기에 다른 사람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발전을 살필 수 있다. 인터뷰의 백미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은 삶의 고비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 <타짜>를 찍을 때 잘하는 사람들 틈에서 작품에 누를 끼칠까봐 두려웠다는 김혜수 씨의 이야기는 겉으로 보이는 자신만만하고 화려한 모습으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이다. 이 인터뷰 이후로도 김혜수 씨는 계속 성장을 거듭하여, 드라마 <시그널>에서도 시간을 다루는 듯한 연기로 극찬을 받았다. 어릴 적 회상씬이 그렇게 어색하지 않다니. 

 

읽으면서 차분하고 낭낭한 김혜수 씨의 음성이 자동지원된다. 자신을 늘 반추하며 실력을 갈고 닦는 완숙한 배우 김혜수 씨의 앞날이 더 기대된다. 이 인터뷰 말미를 보면 김혜수 씨가 인터넷 서점 알라딘 플래티넘 회원이라는 소문과 좋아하는 해외 작가의 번역되지 않은 책은 개인적으로 번역가에게 맡겨 번역본을 읽는다는 소문이 진짜일 것 같다. 혜수 언니 넘 멋져.

 

-예술과 예술가에게 관심이 많고 다양한 종류의 아름다운 대상들에 적극적으로 반한다고 알고 있어요. 언젠가 삶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요즘도 생각하시나요?

=항상 그렇게 생각해요. 저는 뭐가 그리 좋은 게 많은지! 영화, 그림, 책, 음악들에서 자극이건 울림이건 받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고 살아 있음을 실감해요. 예전에는 제목이나 작가 이름도 외우고 싶었죠. 연관된 다른 작품도 찾아보려고요. 하지만 지금은 “이름이 뭐가 중요해?” 해요. 혼자 있는 시간을 제일 좋아하는데 솔직히 종일 무지 바빠요. 집안일도 해야지, 좋아하는 뮤지션 곡을 듣기 시작하면 다 들어봐야지. 좋은 것들, 더 알고 싶은 것들 파야지, 사야지, 읽어야지, 저장해야지. 파자마 입고 앞머리 핀 꽂은 채 거북목 쭉 빼고 있는 저를 누가 보면 웃길 텐데 그게 제일 활기찬 상태예요. 예, 맞아요 제가 연기로 뭔가를 표현할 때보다 그럴 때가 더 신나고 밤을 꼴딱 새워도 아무렇지 않아요. 정말 “끼야호!”죠.

기사 링크:

열망과 두려움 사이에서, 여전히

<차이나타운>의 배우 김혜수와 재회하다

글 김혜리 사진 손홍주 201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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